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조용한데 유독 한 사람만 보면 짖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반대로 처음 만난 사람인데도 금방 다가가 꼬리를 흔드는 경우도 있죠. 저도 밍밍이와 산책을 하면서 이런 모습을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지나가는데, 어떤 사람만 지나가면 갑자기 멈춰 서서 바라보거나 짖으려고 하는 날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계속 지켜보니 강아지 나름대로 기준이 있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사람보다 먼저 분위기를 느끼기도 한다

강아지는 얼굴보다 몸의 움직임이나 목소리, 걸음걸이를 먼저 살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라도 빠르게 다가오거나 손을 갑자기 내미는 행동에는 경계심을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인사라고 생각하는 행동이 강아지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눈을 계속 마주치거나 몸을 숙여 바로 얼굴 가까이 다가오는 행동은 긴장감을 높이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산책을 하다 보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 사람에게는 조용하다가도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거나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을 보면 갑자기 반응하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사람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순간적인 분위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예전에 있었던 경험을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강아지는 좋은 기억뿐 아니라 불편했던 경험도 오래 기억하는 편입니다.

어렸을 때 크게 놀랐던 상황이나 특정한 냄새, 복장과 연결된 기억이 남아 있다면 비슷한 사람을 만났을 때 먼저 경계하는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보호자는 이유를 모를 수도 있지만 강아지에게는 나름의 기준이 남아 있는 것입니다.

저희 집 밍밍이도 병원 근처만 가면 평소보다 발걸음이 느려지는 날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치료를 받았던 기억 때문인지 같은 방향만 가도 긴장하는 모습이 보이더라고요. 사람도 비슷하게 기억을 떠올리듯 강아지도 과거의 경험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무조건 혼내기보다 이유를 살펴보는 것이 먼저다

특정 사람에게 짖는다고 해서 무조건 버릇이 없거나 공격적인 성격이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갑자기 혼을 내기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짖는지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항상 모자를 쓴 사람에게 반응하는지, 큰 목소리에 놀라는지, 갑자기 다가오는 사람에게만 짖는지 패턴을 찾다 보면 원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물론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이 반복된다면 천천히 사회화 훈련을 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억지로 사람에게 가까이 데려가기보다는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게 해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예전에는 밍밍이가 특정 사람을 보고 짖으면 괜히 민망한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왜 저 사람에게만 반응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대신 행동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강아지니까요. 짖는 이유를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혼내야 할 행동이 아니라 이해해야 할 신호일 수도 있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