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그릇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다 먹어버리는 강아지들이 있습니다.

밍밍이도 예전에는 사료를 거의 씹지 않고 삼키는 수준이었습니다. "조금만 천천히 먹어." 하고 말해도 이미 밥그릇은 깨끗하게 비어 있었죠.

처음에는 식욕이 좋아서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먹다 보니 가끔 사료를 토하기도 하고, 먹고 나서도 계속 더 달라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왜 이렇게 급하게 먹는지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보니 단순히 식탐이 많아서가 아니라 생활 환경이나 습관이 영향을 주는 경우도 꽤 많았습니다.


식습관, 어릴 때부터 만들어진 습관일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가 밥을 빨리 먹는 가장 흔한 이유는 오래된 식습관입니다.

어릴 때 형제들과 함께 자란 강아지들은 먹이를 먼저 먹어야 한다는 경험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빨리 먹는 습관이 생기기도 합니다.

누가 뺏어가는 것도 아닌데 급하게 먹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항상 정해진 시간에 허기를 많이 느낀 상태에서 밥을 먹는 것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배가 너무 고픈 상태에서는 사람도 급하게 먹게 되듯, 강아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밍밍이도 한 번은 병원 일정 때문에 식사 시간이 평소보다 늦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날은 평소보다 훨씬 급하게 먹더라고요.

그 이후부터는 식사 시간이 너무 늦어지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습니다.


경쟁심, 혼자 살아도 남아 있는 본능입니다

"우리 집은 강아지가 한 마리인데 왜 이렇게 급하게 먹지?"

저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심은 꼭 다른 강아지가 있어야 생기는 건 아니었습니다.

강아지의 조상은 먹이를 언제든 구할 수 있는 환경에서 살지 않았습니다.

먹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빨리 먹는 것이 살아남는 데 유리했던 본능이 지금도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것입니다.

여러 마리와 함께 지내는 집이라면 이런 행동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혹시 다른 강아지가 밥을 먹는 모습을 계속 의식하거나, 먹다가 고개를 자주 드는 행동을 한다면 경쟁심이 영향을 주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 키우는 경우에도 예전에 그런 환경에서 지냈다면 습관처럼 남아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해결방법, 억지로 말리기보다 먹는 속도를 늦춰주는 것이 좋습니다

밥을 빨리 먹는다고 계속 "천천히 먹어."라고 말해도 강아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신 먹는 환경을 조금 바꿔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슬로우 피더입니다.

사료를 한 번에 삼키지 못하도록 홈이 만들어진 식기로, 자연스럽게 먹는 속도를 늦춰주는 역할을 합니다.

노즈워크 매트에 사료를 숨겨 먹게 하는 방법도 좋습니다.

먹는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후각을 사용하면서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료를 여러 번 나누어 급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밍밍이는 지금도 식욕이 좋은 편이라 가끔 너무 빨리 먹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많이 주기보다는 조금씩 나눠 주는 날도 있습니다.

확실히 예전보다 먹고 바로 토하는 일은 줄어든 것 같습니다.

반대로 밥을 너무 급하게 먹은 뒤 구토를 반복하거나 배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면 단순한 식습관으로 넘기지 말고 병원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대형견은 급하게 먹는 습관이 위염전 같은 응급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밍밍이가 밥을 빨리 먹는 걸 보면서 "정말 식탐이 많네." 하고 웃어넘기곤 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지켜보니 식욕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래된 습관과 본능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요즘은 밥을 먹는 속도도 건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먹는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먹는지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걸 밍밍이를 키우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아이도 밥을 몇 초 만에 먹어치운다면 한 번쯤 먹는 환경을 바꿔보는 것도 좋습니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식사 시간이 조금 더 여유로워지고, 소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