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진첩을 보다 보면 밍밍이 사진이 정말 많아요. 거의 대부분이 밍밍이 사진입니다.

자는 모습도 찍고, 산책하다가도 찍고, 간식을 먹는 모습까지 하나라도 귀여우면 저도 모르게 휴대폰부터 들게 됩니다.

그런데 신기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잘 놀고 있다가도 제가 휴대폰을 들면 갑자기 고개를 돌리거나 다른 곳을 바라볼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름을 부르면 카메라를 향해 딱 쳐다봐 줄 때도 있고요.

예전에는 "사진 찍기 싫은가 보다."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그런 모습을 보다 보니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강아지는 정말 사진을 찍는다는 걸 알고 있는 걸까요?

찾아보니 강아지는 사람처럼 '사진을 남긴다'는 개념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자의 행동과 반복되는 상황을 연결해서 기억하는 능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드는 순간 평소와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도 충분히 자연스러운 행동일 수 있습니다.


시선은 카메라보다 보호자를 먼저 바라봅니다

사람은 사진을 찍을 때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강아지는 조금 다릅니다.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카메라가 아니라 보호자의 얼굴과 눈입니다.

강아지는 평소에도 사람의 표정이나 시선을 보면서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기분이 좋은지, 산책을 갈 건지, 간식을 줄 건지처럼 일상적인 신호를 얼굴에서 읽어내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찍을 때도 렌즈보다 그 뒤에 있는 보호자를 먼저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밍밍이가 카메라를 봐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렌즈가 아니라 제 얼굴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밍밍이!" 하고 이름을 한 번 불러준 뒤 사진을 찍습니다.

그러면 억지로 시선을 돌리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사진이 많이 남더라고요.


카메라는 기억하지만 '사진'이라는 개념은 다를 수 있습니다

강아지가 카메라를 사람처럼 이해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경험은 충분히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휴대폰을 들면 이름을 부르고,

사진을 찍은 뒤 칭찬을 해주거나 간식을 준 경험이 반복됐다면,

강아지는 휴대폰을 하나의 신호처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진을 찍으려고 계속 따라다니거나 가까이 들이대는 경험이 많았다면 카메라를 귀찮은 존재로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밍밍이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한두 장 찍을 때는 괜찮은데 계속 휴대폰을 들이밀면 슬쩍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예전에는 좋은 사진 한 장 건지고 싶어서 여러 번 찍곤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그럴수록 표정이 굳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사진보다 밍밍이가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뒤늦게 배웠습니다.


반응은 성격과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강아지마다 사진을 대하는 반응도 조금씩 다릅니다.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카메라를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하고,

낯선 물건을 경계하는 아이는 휴대폰만 들어도 뒤로 물러나기도 합니다.

그날의 컨디션도 영향을 줍니다.

신나게 산책을 마친 뒤에는 표정이 밝고 시선도 잘 맞지만,

졸리거나 쉬고 있을 때는 이름을 불러도 귀만 움직일 뿐 그대로 누워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강아지가 편안한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억지로 자세를 잡거나 계속 이름을 부르는 것보다,

평소처럼 놀다가 자연스럽게 눈을 마주치는 순간이 훨씬 좋은 사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좋은 사진보다 좋은 기억이 더 오래 남습니다

예전에는 예쁜 사진을 남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밍밍이가 고개를 돌리면 다시 불러보고,

간식을 흔들어 보기도 하고,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장을 찍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사진첩을 다시 보니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따로 있었습니다.

카메라를 의식해서 찍은 사진이 아니라,

산책하다 잠깐 쉬던 모습,

졸려서 눈을 반쯤 감고 있던 모습,

제가 이름을 부르자 우연히 눈을 마주쳤던 순간처럼 꾸미지 않은 사진들이었습니다.

아마 밍밍이는 지금도 제가 사진을 찍는다는 사실까지는 모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휴대폰을 들었을 때 어떤 표정을 짓는지, 어떤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는지는 분명 기억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예쁜 사진 한 장을 남기려고 애쓰기보다, 밍밍이가 가장 편안해하는 순간을 기다립니다.

결국 사진 속에 남는 건 포즈가 아니라, 그날의 분위기와 함께했던 시간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