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밍밍이를 보면 아무것도 없는 벽이나 허공을 한참 바라보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습니다. 사람 눈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한곳만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혹시 어디 아픈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름을 불러도 바로 돌아보지 않고 귀만 살짝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괜히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런 행동은 생각보다 많은 강아지들에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귀가 먼저 반응하는 순간이 있다

사람은 눈으로 주변을 먼저 확인하지만 강아지는 귀가 먼저 움직입니다. 사람에게는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에도 반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밖에서 나는 새소리나 엘리베이터 움직이는 소리, 멀리서 들리는 발자국 소리처럼 우리는 그냥 지나치는 소리도 강아지에게는 또렷하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허공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소리가 나는 방향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허공을 보는 줄 알았는데, 잠시 후 택배 기사님이 초인종을 누르는 경우가 몇 번 있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아, 내가 못 들은 소리를 먼저 듣고 있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냄새를 기억하는 방식도 사람과 다르다

강아지는 냄새를 통해 공간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아무것도 없는 곳을 바라보는 것 같아도 실제로는 공기 중에 남아 있는 냄새를 따라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이 다녀간 자리나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에도 다양한 냄새가 함께 들어옵니다. 이런 변화는 사람보다 훨씬 민감하게 느끼기 때문에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산책을 다녀온 직후나 창문을 열어 둔 날에는 이런 행동을 더 자주 볼 수도 있습니다. 강아지에게는 평범한 거실도 계속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는 공간인 셈입니다.

평소와 다르면 한 번은 살펴보자

대부분은 걱정할 행동이 아니지만, 평소와 다른 모습이 오래 이어진다면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허공만 계속 바라보면서 보호자의 부름에도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몸을 떨고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모습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행동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특히 노령견이라면 청력이나 신경계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평소와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잠깐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다가 다시 평소처럼 생활한다면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저희 집 밍밍이도 가끔 창문 쪽을 한참 바라보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잠을 자곤 합니다. 처음에는 괜히 걱정했지만, 이제는 "또 밍밍이만 들리는 소리가 있나 보다." 하고 웃으며 넘어가게 됐습니다.

강아지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소리와 냄새를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가 보기에는 이유 없이 허공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여도, 강아지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있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 하나만 보고 걱정하기보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함께 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씩 이해하다 보면 우리 강아지가 보내는 신호도 조금씩 더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