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저는 예전엔 강아지 유모차를 조금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입니다. “강아지가 왜 유모차를 타지?” “그냥 안고 가면 되는 거 아닌가?”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밍밍이가 10살이 넘어가고, 오래 안아줄 수 없는 몸무게입니다. (32kg정도) 또,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시작하면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예전처럼 뛰어다니지는 못하고, 10분 정도만 걸어도 금방 힘들어하는 날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저희 산책은 조금 특별합니다. 조금 걷다가 쉬고, 힘들어하면 유모차에 타고, 바람 냄새 맡으면서 다시 천천히 이동합니다. 유모차를 쓰기 시작하면서 느낀 건 이게 단순 편의용품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분명한 장점도 있었고, 예상 못 했던 단점도 있었습니다.

노령견 산책, 유모차가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습니다

노령견이나 아픈 강아지는 산책을 완전히 끊는 게 정답은 아니라고 합니다. 산책은 운동뿐 아니라 냄새 맡기, 환경 자극, 스트레스 해소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후각 자극은 강아지 뇌 활성화와 정서 안정에도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몸 상태였습니다. 밍밍이는 산책을 정말 좋아하는데 몸이 예전 같지 않다 보니 오래 걷지를 못합니다. 처음에는 “힘드니까 산책을 줄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유모차를 쓰고 나서 오히려 산책 횟수가 더 안정적으로 유지됐습니다. 걷고 싶을 때는 걷고, 힘들면 바로 쉴 수 있으니까요. 보호자인 저도 훨씬 덜 불안했습니다. “언제 주저앉을까?” 걱정하면서 끌고 다니는 산책보다 상태를 보며 조절할 수 있는 산책이 됐습니다.

장점, 생각보다 강아지만 편한 게 아니었습니다

유모차 최대 장점은 “산책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노령견, 수술 후 회복기, 관절 문제 있는 강아지에게는 걷기 부담을 줄이면서도 외부 자극을 경험하게 해주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제가 실제로 느낀 장점은 이렇습니다.

  • 오래 걷지 못하는 날에도 외출 가능
  • 더위·추위 아스팔트 자극 감소
  • 병원 이동이 조금 편해짐
  • 보호자 허리와 팔 부담 감소
  • 갑자기 컨디션 떨어질 때 바로 휴식 가능

특히 잉글리시 불독처럼 체중이 있는 아이들은 안고 이동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유모차는 솔직히… 제 허리도 살려줬습니다.

단점, 솔직히 이것도 무시 못 했습니다

물론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단점은 부피였습니다. 생각보다 큽니다. 차에 싣는 것도 일이고, 집 보관 공간도 꽤 필요합니다. 그리고 예상 못 했던 게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사람들의 시선입니다. 유모차 끌고 산책하면 생각보다 많이 쳐다봅니다. 처음엔 저도 조금 민망했습니다. “강아지가 아픈가?” “왜 개가 유모차를 타지?” "사람 아기인줄 알고 봤더니 개였네" "개 팔자가 상팔자네" 그런 시선을 의식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산책하다가 깨달았습니다. 남들이 어떻게 보든 밍밍이가 바깥 공기 맡으면서 편하게 눈 감고 있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요. 그 이후부터는 별로 신경 안 쓰게 됐습니다.

저는 아직도 유모차가 모든 강아지에게 꼭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령견, 아픈 강아지, 오래 걷기 어려운 아이들에게는 생각보다 삶의 질을 많이 바꿔주는 도구일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오늘도 밍밍이는 10분 정도 천천히 걷다가 익숙하다는 듯 유모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예전처럼 뛰지는 못해도 그래도 좋아하는 냄새 맡고, 바람 맞고, 저랑 같이 산책하는 시간. 

지금의 저희에게 유모차는 “걷지 못하는 아이의 대체품”이 아니라 “계속 함께 산책하기 위한 방법”에 더 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