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이가 자가면역질환 진단을 받은 뒤 제가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이 있습니다. “이 약들을 정말 평생 먹어야 하는 걸까?” 처음에는 몇 주 정도 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자가면역질환 특성상 완치보다는 ‘조절’에 가까운 질환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수의사 선생님이 조용히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약은 오래, 어쩌면 평생 먹게 될 수도 있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솔직히 머리가 멍했습니다.

스테로이드, 효과는 정말 빨랐습니다

밍밍이는 처음에 뒷다리를 거의 끌다시피 걸었습니다. 저는 당연히 고관절 문제라고 생각해서 충남대동물병원까지 가서 검사를 받았고, 검사비만 100만 원 넘게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문제는 단순 관절이 아니라 면역 쪽 염증 반응이 더 컸습니다. 그 이후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약을 먹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효과는 생각보다 빨랐습니다. 잘 못 걷던 아이가 조금씩 다시 걷기 시작했고, 예전처럼 뛰지는 못해도 뒷다리를 끌고 다니는 정도는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약만 잘 먹이면 괜찮아지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른 문제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부작용,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습니다

가장 먼저 느껴진 건 물을 정말 미친 듯이 마신다는 점이었습니다. 물그릇을 몇 번이고 다시 채워야 했고, 밥을 먹고도 계속 배고파했습니다. 찾아보니 스테로이드는 식욕 증가와 다음다뇨(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량이 늘어나는 증상) 부작용이 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진짜 힘들었던 건 피부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등 피부가 타들어간 것처럼 벗겨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피부병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장기간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피부가 약해진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매일 소독약을 뿌리고, 말린 뒤 연고를 발라주는 생활이 반복됐습니다. 가려워서 계속 긁으려고 하면 그것도 막아줘야 했고요. 솔직히 보호자 입장에서는 약이 아이를 살리는 건지, 힘들게 하는 건지 헷갈릴 때도 많았습니다.

약을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

그래서 저도 정말 많이 찾아봤습니다. 강아지가 스테로이드나 항생제를 오래 먹어도 괜찮은 건지, 몸이 망가지는 건 아닌지 계속 불안했습니다. 그런데 여러 자료와 병원 설명을 보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중요한 건 “약 자체”보다 “왜 먹고 있는가”였습니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이 자기 몸을 공격하는 질환이라 염증을 조절하지 못하면 오히려 몸 상태가 더 빠르게 나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부작용 위험이 있더라도 현재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할 수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특히 스테로이드는 갑자기 끊는 것도 위험할 수 있어서 반드시 병원과 상의하면서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항생제 역시 피부 감염이나 2차 염증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장기 관리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정기적인 검사와 상태 체크였습니다. 밍밍이도 지금 주기적으로 피검사를 하면서 약 용량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지금도 완전히 안심되지는 않습니다. 1년 넘게 약을 먹이고 있지만 가끔은 “이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분명한 건 약을 먹기 전보다 지금의 밍밍이가 훨씬 안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예전처럼 뛰지는 못해도 유모차를 타고라도 매일 산책을 나가고, 간식 냄새를 맡으면 아직도 눈빛이 반짝입니다. 아마 자가면역질환 보호자들은 다 비슷한 마음일 것 같습니다.

약 부작용은 무섭고, 그렇다고 약을 끊는 건 더 무섭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밍밍이 약 시간을 챙기면서 “조금만 더 편하게 오래 같이 있자” 그 생각 하나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