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밍이가 자가면역질환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제 일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된 건 병원도, 돈도 아니라 “약 먹이는 시간”이었습니다. 현재 밍밍이는 스테로이드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약을 먹고 있습니다. 피부 항생제, 면역 관련 약, 걷는 걸 도와주는 물약까지 합치면 하루에 알약만 10개 가까이 됩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쉽게 생각했습니다. 간식에 숨겨주면 당연히 먹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들은 생각보다 훨씬 예민했습니다. 닭가슴살 안에 약을 숨겨도 약만 정확히 뱉어내고, 사료에 섞으면 냄새만 맡고 돌아서는 날도 있었습니다. 그걸 반복하다 보니 저도 약 먹이는 방법을 정말 많이 바꾸게 됐습니다.
약 냄새, 생각보다 훨씬 민감했습니다
강아지가 약을 거부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냄새와 쓴맛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스테로이드나 항생제 종류는 냄새가 강하거나 입안에 쓴맛이 남는 경우가 많아서 거부 반응이 심한 강아지들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밍밍이도 비슷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료 위에 약을 올려줬는데 냄새를 맡자마자 아예 밥 자체를 안 먹으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츄르 안에 숨겨보기도 하고, 닭가슴살 안쪽에 넣어보기도 하고, 계란 노른자에 섞어주기도 했습니다. 그중 가장 효과가 좋았던 건 향이 강한 츄르 종류였습니다. 약 냄새를 어느 정도 가려주다 보니 밍밍이도 상대적으로 덜 경계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칼로리였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먹고 있는 상태라 식욕 자체가 이미 많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츄르를 너무 자주 주는 건 또 다른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약 먹일 때만 아주 소량 사용하기”로 기준을 정해두고 있습니다.
거부 반응, 억지로 하면 더 힘들어졌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조급했습니다. 약을 꼭 먹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억지로 입을 벌려 넣기도 했고, 목 안쪽으로 밀어 넣는 방식도 해봤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반복되니까 약 먹는 시간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게 느껴졌습니다. 약 봉지만 보여도 피하려고 하고, 간식조차 경계하는 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로는 방법을 조금 바꿨습니다. 약을 먹은 직후 바로 칭찬해주고, 좋아하는 간식을 아주 조금 주면서 “약 먹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경험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제 표정도 평소처럼 유지하려고 했습니다. 이건 제가 직접 느낀 부분인데, 보호자가 긴장하면 강아지도 바로 눈치채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엔 꼭 먹여야 해”라는 표정으로 다가가면 밍밍이도 이미 경계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변화, 약보다 무서웠던 건 부작용이었습니다
스테로이드를 먹기 시작한 뒤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식욕과 물 섭취량이었습니다. 정말 물을 하마처럼 마셨고, 밥을 먹고 나서도 계속 배고프다고 보챘습니다.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었는데, 알아보니 스테로이드 복용 시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건 피부 변화였습니다. 밍밍이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등 쪽 피부가 타들어가듯 벗겨졌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매일 소독약을 뿌리고 말린 뒤, 넓은 부위에 연고를 발라줘야 했고 가려워서 계속 긁으려고 하는 것도 막아줘야 했습니다.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느낀 건 약은 단순히 먹이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효과를 보는 만큼 몸 상태 변화도 같이 계속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 물 마시는 양
- 피부 상태
- 식욕 변화
- 활동량 변화
이런 것들을 매일 체크하고 있습니다. 병원 진료 때도 이 기록들이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강아지에게 약을 먹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긴 싸움에 가까웠습니다. 특히 자가면역질환처럼 오랜 관리가 필요한 경우에는 생활 자체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도 아직 완벽하게 익숙해진 건 아닙니다. 약 하나 먹이는 것도 여전히 쉽지 않은 날이 많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밍밍이에게 맞는 방법을 하나씩 찾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완벽하게 해내는 게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이어가는 거라는 걸 요즘 가장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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