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밍밍이가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살이 찌는 줄 몰랐습니다. 새벽마다 밥 달라고 짖는 밍밍이를 달래려고 간식을 몇 번 줬는데, 그게 쌓여서 4kg이 불어버렸습니다. 관절이 안좋아서 겨우 28kg에서 24kg까지 혹독하게 뺐던 체중이었는데, 순식간에 도로 찌워버린 셈입니다. 반려견 비만이 얼마나 관리하기 어려운지, 그리고 왜 반드시 잡아야 하는지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우리 강아지 살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BCS 체크법

사람은 체중계에 올라가거나 체성분 분석기로 체지방률을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강아지는 털로 덮여 있고 가만히 기다려 주지도 않아서, 수치로 비만을 판단하는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그래서 수의학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준이 바디 컨디션 스코어(BCS, Body Condition Score)입니다. BCS란 강아지의 체형을 1점부터 5점까지 시각적·촉각적으로 평가하는 방법으로, 쉽게 말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서 비만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입니다.

실제로 확인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먼저 위에서 내려다봤을 때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와야 하고, 옆에서 봤을 때 배가 올라가 있어야 정상에 가깝습니다. 거기에 갈비뼈를 손가락으로 눌러보는 촉진(觸診)을 더합니다. 촉진이란 손으로 직접 눌러 신체 상태를 확인하는 행위입니다. 갈비뼈가 부드러운 지방층 사이로 쉽게 만져지면 BCS 2~3점, 눌러도 뼈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면 4~5점으로 비만에 해당합니다. 척추뼈도 마찬가지입니다. 등을 따라 만졌을 때 소등뼈처럼 지방 없이 뼈가 그대로 잡히면 오히려 저체중, 뭔가 부들부들한 것 사이로 겨우 느껴지면 정상 범위입니다.

지금 밍밍이 갈비뼈를 만져보면 솔직히 잡히질 않습니다. 척추뼈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손가락이 두툼한 지방층에 막혀서 뼈가 어디 있는지조차 찾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BCS로 따지면 4~5점 구간입니다. 이상적인 BCS는 2.5~3점으로, 이 범위를 유지하는 아이들이 건강하게 오래 삽니다. BCS 4~5점인 아이들은 수명이 1~2년 짧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개의 1년은 사람 나이로 5~6년에 해당하니 결코 가볍게 볼 숫자가 아닙니다.

BCS 기준을 한눈에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BCS 1~2점: 갈비뼈와 척추뼈가 지방 없이 그대로 잡힘. 저체중 또는 심각한 영양 부족 상태
  2. BCS 3점: 갈비뼈가 얇은 지방층 사이로 쉽게 만져지고, 위에서 보면 허리가 잘록함. 이상적인 체형
  3. BCS 4점: 갈비뼈를 눌러야 겨우 만져지고 허리 굴곡이 거의 없음. 경도 비만
  4. BCS 5점: 갈비뼈가 전혀 만져지지 않고 배가 아래로 처짐. 고도 비만, 즉각적인 체중 관리 필요

적게 먹여도 살이 찐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 의심해 보세요

밥을 분명히 정량만 주고 있는데 아이가 계속 찌고 있다면,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내가 뭘 잘못하는 건지" 자책하다가 결국 그냥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게 보호자 탓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바로 갑상선기능저하증(Hypothyroidism) 때문일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이란 갑상선 호르몬이 정상보다 적게 분비되어 기초 대사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쉽게 말해 먹은 에너지를 제대로 태우지 못하고 그대로 지방으로 쌓이는 상태입니다.

이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이 있습니다. 털이 좌우 대칭으로 빠지는 대칭성 탈모가 나타납니다. 대칭성 탈모란 몸의 양쪽이 거울처럼 같은 부위에서 털이 빠지는 패턴으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표적인 피부 신호입니다. 또 피부에 색소침착(色素沈着), 즉 피부 색이 어둡게 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도 주요 증상 중 하나입니다. 더운 여름에도 몸을 웅크리고 있다면 한 번쯤 의심해볼 만합니다.

미국 동물병원협회(AAHA)에 따르면(출처: AAHA 내분비 질환 가이드라인 2023)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중형견 이상에서 흔히 발생하며, 혈액 검사를 통해 T4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 진단 방법입니다. 정량을 주는데도 체중이 늘고, 털이 군데군데 빠지고, 유독 추위를 많이 탄다면 병원에서 갑상선 수치를 한 번 확인받아 보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물을 물처럼 마신다면? 부신피질기능항진증도 체크하세요

밍밍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 주제로 넘어오게 됩니다. 밍밍이는 물그릇을 채워도 채워도 부족합니다. 새벽에 밥을 달라고 짖는 것도, 물을 끊임없이 마시는 것도, 처음에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증상이 꽤 겹치는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부신피질기능항진증(Hyperadrenocorticism), 흔히 쿠싱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질환입니다. 부신피질기능항진증이란 부신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어 식욕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다양한 대사 이상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을 집에서 간단히 의심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24시간 동안 아이가 마시는 물의 양을 체크하는 것입니다. 체중 1kg당 100ml 이상 마신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5kg짜리 강아지가 하루에 500ml 이상을 마신다면 주의 신호입니다. 이 질환의 핵심 증상은 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입니다. 다음이란 물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마시는 것, 다뇨란 소변량이 크게 늘어나는 것, 다식이란 식욕이 극단적으로 증가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난다면 반드시 검사가 필요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밍밍이는 피부약과 자가면역질환 약, 스테로이드를 포함해 총 8종의 약을 먹고 있습니다. 스테로이드 자체가 단기적으로 다음, 다뇨, 다식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피부약이나 스테로이드를 복용 중인 아이라면 투약이 끝난 뒤에도 증상이 지속되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밍밍이는 약을 끊을 수 없는 상황이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국내 반려동물 질환 정보를 정리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서도(출처: 농림축산검역본부) 호르몬성 질환은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고 강조합니다.

비만이 단순히 보기 싫은 문제가 아니라는 것, 이제는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밍밍이는 피부가 벗겨지는 부작용도 겪었고, 털도 아직 다 자라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체중까지 불어나면 관절과 심장에 가는 부담이 두 배, 세 배가 됩니다. 지금은 밍밍이가 찡찡거려도 밥과 간식을 주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결단이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이게 밍밍이를 더 오래 곁에 두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의 갈비뼈가 잘 만져지는지, 허리가 잘록한지, 물을 너무 많이 마시지는 않는지 오늘 한 번만 확인해 보시겠습니까? BCS 3점 범위를 유지하는 것이 수명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만약 정량을 줬는데도 살이 찌거나, 물을 끊임없이 마신다면 집에서 해결하려 하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혈액 검사부터 받아보시길 권장드립니다.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수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gGPFEzILu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