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처음 키우시는 분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난관이 뭘까요? 바로 배변 교육입니다. 저희 집 잉글리쉬불독 밍밍이는 어려서부터 배변패드에 잘 적응했지만, 30kg이 넘는 대형견이다 보니 오줌과 똥의 양이 사람과 비슷해서 패드 밖으로 오줌이 새기 때문에 배변통을 10번도 넘게 바꿔봤습니다. 솔직히 쓰레기봉투 값도 만만치 않고, 오줌에 젖은 봉투를 버릴 때마다 냄새와 무게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강아지가 선호하는 화장실, 표면 질감이 핵심입니다
많은 분들이 강아지 배변 교육을 단순히 '훈련'으로만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습관'을 만들어주는 과정입니다. 강아지들은 본능적으로 특정한 표면 질감을 화장실로 인지하는데, 이를 전문 용어로 '서페이스 프리퍼런스(Surface Preference)', 즉 표면 선호도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발바닥에 닿는 느낌으로 '여기가 화장실이구나'를 판단한다는 뜻입니다.
고양이들은 모래만 갖다 주면 별도 교육 없이도 알아서 그 위에 용변을 봅니다. 강아지들도 비슷한 본능이 있어서, 보통 생후 5주에서 8.5주 사이에 어미견으로부터 이런 습성을 배우게 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판매되는 강아지들 대부분이 이 시기를 어미와 함께 보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산책 나갔을 때 강아지들이 콘크리트보다 잔디에서 용변을 보려고 하는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폭신폭신하고 약간의 요철이 있는 표면을 본능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충진제가 많이 들어간 두툼한 배변패드가 얇은 제품보다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밟았을 때 폭신한 느낌과 표면의 미세한 무늬가 강아지들이 본능적으로 찾는 화장실 질감과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처음 배변 교육을 시작하는 퍼피 시기에는 저렴한 얇은 패드보다는 충진제가 충분히 들어간 제품을 선택하시는 게 성공률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미끄럼 방지 매트가 배변 교육을 망칠 수 있습니다
혹시 강아지를 입양하자마자 집안 전체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두셨나요? 요즘 많은 보호자분들이 강아지의 관절 보호를 위해 이렇게 하시는데, 이게 오히려 배변 교육에는 독이 될 수 있습니다. 미끄럼 방지 매트도 배변패드처럼 폭신폭신하기 때문에 강아지 입장에서는 '어? 여기도 화장실 같은데?'라고 착각하게 됩니다. 밍밍이도 한번씩 미끄럼 방지 매트에 배변실수를 한답니다.
실제로 최근 들어 퍼피 강아지들이 배변 교육에 실패하는 사례가 늘어난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바닥 전체가 다 폭신폭신하니 강아지들이 배변패드와 다른 공간을 구분하지 못하는 겁니다. 저는 밍밍이가 이런 경우를 여러 번 봤는데, 미끄럼 방지 매트만 치우고 이틀 정도 지켜보면 대부분 배변패드에 성공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미끄러지는 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발바닥에 뿌려주는 미끄럼 방지 파우더 제품을 사용하시면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습니다. 배변 교육 초기에는 요가매트, 화장실 발매트, 부엌 매트, 카페트 등 폭신한 재질의 물건들을 모두 치워두시고, 바닥에는 배변패드만 두시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냄새와 청결, 위치까지 고려해야 성공합니다
강아지들은 후각이 사람보다 100만 배 정도 발달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American Kennel Club). 그래서 자신이나 다른 강아지의 배변 냄새가 나는 곳에서 다시 용변을 볼 확률이 높습니다. 배변 유도제는 바로 이 원리를 활용한 제품으로, 오줌의 암모니아 성분을 모방해서 강아지가 그 공간을 화장실로 인식하도록 유도합니다.
청결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마다 청결에 대한 기준이 다르듯 강아지들도 개체차가 있는데, 특히 예민한 아이들은 한 번 사용한 패드에는 절대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주 교체해주거나, 사용한 부분만 따로 바꿀 수 있는 퍼즐형 패드를 활용하시면 좋습니다.
위치 선정도 신경 써야 합니다. 강아지들은 본능적으로 먹고 자는 공간과 배변 공간을 분리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돼지들도 깨끗하게 청소한 우리에 들어가면 먹이를 먹는 곳 정반대편에 배변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사람들도 식당에 가면 화장실이 가까운 자리는 피하려고 하잖아요? 그래서 너무 좁은 펜스에 강아지를 가두고 배변 교육을 하는 방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싸고 먹고 자는 공간이 완전히 혼재되면서 강아지가 혼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수했을 때 절대 혼내지 마세요
배변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이것입니다. 절대 혼내지 마세요. 강아지들은 행동과 결과가 즉시 연결되어야만 학습이 가능합니다. 과학적으로는 0.5초 이내가 가장 이상적이고, 최대 3초 이내에 칭찬이나 교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많은 보호자분들이 오줌을 잘못 싼 걸 나중에 발견하고 강아지를 데려가서 혼냅니다. 하지만 강아지 입장에서는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만 들 뿐입니다. 더 심각한 건 이런 일이 반복되면 강아지가 '오줌을 싸는 행위 자체'를 혼나는 거라고 오해해서 커튼 뒤나 침대 밑에 숨어서 몰래 싸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정하기가 훨씬 더 어려워집니다.
올바른 방법은 이렇습니다. 강아지가 배변패드에 올라가서 용변을 보는 걸 목격하면 조용히 기다렸다가, 다 끝났을 때 '옳지' 같은 짧은 칭찬 단어와 함께 간식을 패드 밖에 던져주는 겁니다. 절대 패드 위에서 간식을 주면 안 됩니다. 강아지들은 먹는 공간과 배변 공간을 분리하려는 본능이 있기 때문에, 패드 위에서 간식을 주면 오히려 그 위에서 용변을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실수했을 때는 조용히 치우되, 반드시 전문 제품을 사용하세요. 일반 탈취제나 식초로는 요산(Uric Acid)을 완전히 분해하지 못합니다. 요산이란 오줌에 포함된 성분으로, 사람 코에는 안 나더라도 강아지 후각에는 여전히 감지되는 물질입니다. 요산 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전문 제품을 사용해야 같은 장소에 반복해서 실수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 밥 먹고 30분 이내: 소화 작용으로 인해 배변 욕구가 증가하는 시기
- 자고 일어난 후 30분 이내: 수면 중 축적된 배설물이 나오는 시기
- 격렬하게 놀고 난 후 30분 이내: 신체 활동이 장운동을 자극하는 시기
위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관찰하시면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사람도 아기가 대소변을 가리는 데 30개월 정도 걸립니다. 강아지는 8~10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조금만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저는 밍밍이에게 화장실에서 '쉬싸~'라고 말해봤는데, 놀랍게도 그 뒤로 화장실 바닥에서 용변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타일 바닥의 차갑고 매끄러운 질감이 배변패드와는 또 다른 화장실 신호로 인식된 것 같습니다. 덕분에 배변패드 교체 비용과 쓰레기봉투 값을 크게 아낄 수 있었고, 친구 집이나 다른 장소에 가서도 화장실만 알려주면 그곳에서 잘 해결합니다. 모든 강아지가 똑같이 반응하지는 않겠지만, 제 경험상 발바닥 질감이라는 요소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변 교육은 강아지의 본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실수를 감수하고, 칭찬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고, 적절한 도구를 활용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수월하게 성공하실 수 있을 겁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cQ21fb3hk0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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