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인형을 물고 앞발로 꾹꾹 누르면서 쭉쭉 빠는 행동, 한 번쯤 보신 적 있으시죠. 저는 그게 그냥 귀여운 버릇인 줄만 알았습니다. 우리 집 잉글리쉬불독 밍밍이가 아기 때부터 인형만 보면 물고 쫍쫍대길래, 그냥 이 아이 특유의 습관이려니 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 행동에는 꽤 진지한 심리적 배경이 있었습니다.

쫍쫍이, 왜 하는 걸까요 — 포유 반사와 수유기 경험

밍밍이는 지금도 하루 일과가 끝나고 제 옆에 누우면 어김없이 인형을 물어옵니다. 치킨 모양, 뼈다귀 모양, 수박 모양 인형이 다 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애착이 강한 전용 인형이 따로 있습니다. 그걸 물고 쫍쫍대다 스르르 잠이 드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저는 그 순간만 찍은 사진이 100장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 행동의 원인을 찾다 보니 마냥 귀엽다고 넘기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수유기(授乳期), 즉 어미의 젖을 먹는 시기에 충분히 젖을 물지 못하고 일찍 떨어진 강아지들에게서 이 행동이 두드러진다고 합니다. 수유기란 포유류가 태어난 직후 어미의 젖을 통해 영양을 공급받는 결정적 시기를 말하는데, 이 시기가 짧거나 불완전하게 끝나면 이후에도 입으로 무언가를 빠는 행동이 습관처럼 남는다는 것입니다.

사람 아이가 엄지손가락을 빠는 것과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저도 어릴 때 엄지손가락을 엄청 빨았다고 어머니께 들었는데, 얼마나 심했는지 현재 앞니가 돌출되어 있습니다. 그때는 그냥 습관이라 생각했는데, 이게 심리적 불안과 연결된 포유 반사(哺乳 反射)의 잔재일 수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포유 반사란 자극에 반응해 입으로 빠는 동작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신경반사를 의미합니다.

밍밍이가 너무 어린 나이에 어미와 떨어졌다는 걸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짠합니다. 조금만 더 어미 곁에 있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실제로 미국수의학협회(AVMA)에서도 강아지의 사회화 및 수유기 경험이 이후 행동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귀엽다고 내버려뒀다가 — 쫍쫍이의 심리적 의미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밍밍이가 쫍쫍이를 할 때 말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아이고 이뻐라, 우쭈쭈" 하면서 더 들여다봤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천사 같고 얌전하고 너무 귀여워서, 이걸 굳이 고쳐야 하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이 행동이 강박 행동(强迫行動), 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의도치 않은 행동일 수 있다는 걸 알고 나서는 조금 달리 보게 되었습니다. 강박 행동이란 스스로 멈추고 싶어도 심리적 긴장이 해소되지 않으면 반복이 멈추지 않는 행동 패턴을 말합니다. 레몬 향을 손에 묻혀봤다는 분들 이야기도 들었는데, 저도 비슷하게 시도해봤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밍밍이는 냄새 따위는 아랑곳없이 쫍쫍이를 계속했으니까요.

흥미로운 건, 이 행동이 소화기 발달과도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수유기에 충분히 젖을 먹지 못한 개체는 위장(胃腸), 즉 소화를 담당하는 기관의 운동 능력이 덜 발달해 식욕이 낮고 체구가 작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밍밍이가 밥을 크게 잘 먹는 편이 아닌 것도 어쩌면 이런 이유 때문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 가지 제가 직접 겪어보니 느낀 것인데, 집에서 아기처럼 과하게 우쭈쭈 해주는 것도 이 행동을 강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정서적으로 아직 어린 상태에 머물러 있는 강아지를 계속 아기 취급하면, 스스로 심리적으로 성장하는 기회를 빼앗는다는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나서 저는 좀 뜨끔했습니다. 반성 아닌 반성을 했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 실질적인 해결법

쫍쫍이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생각보다는, 강아지가 스스로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특히 이미 성견이 된 경우라면 행동 자체를 억제하기보다, 심리적 공허함을 다른 방식으로 채워주는 방향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제가 여러 방법을 찾아보고 실제로 시도해본 것들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먹이 활동 제공: 밥그릇에 사료를 그냥 주는 대신 종이컵이나 구긴 신문지 안에 간식을 숨겨두고 강아지가 스스로 찾아먹게 합니다. 자기 힘으로 음식을 획득했다는 성취감이 심리적 만족도를 높여줍니다.
  2. 외부 환경 탐색 기회: 잔디밭이나 풀밭에서 간식을 흩어두고 코로 찾아먹게 해주세요. 후각(嗅覺)을 활용한 탐색 활동은 강아지의 심리적 에너지를 건강하게 소진시킵니다. 후각이란 냄새를 감지하는 감각으로, 강아지는 사람보다 1만~10만 배 예민한 후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3. 과잉 애착 반응 줄이기: 쫍쫍이를 할 때 "이뻐라" 반응을 줄이고, 평소에도 아기 취급 대신 성견으로 대하는 태도를 유지합니다. 이것이 가장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4. 포만감 충족: 어린 강아지라면 수유 대체물이나 사료량을 조금 늘려 위장이 충분히 발달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다만 과식은 금물이니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아직 밍밍이의 쫍쫍이를 완전히 고쳐주지 못했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완전히 없애고 싶은 마음이 100%는 아닙니다. 그래도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그냥 귀엽다며 넘기던 때와 달리, 지금은 이 행동이 밍밍이가 내는 심리적 신호라는 걸 알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먹이 활동을 늘리고, 산책 중에 코로 탐색하는 시간을 더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PetMD에서도 강아지의 반복적 빨기 행동은 수유기 경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스트레스 해소나 안정 추구 목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동물 행동 교정 조언이 아닙니다. 행동이 심하거나 걱정이 된다면 수의사 또는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와 상담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밍밍이 쫍쫍이 전용 인형만 10개가 넘는데, 이제는 그 인형들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귀여움 뒤에 있는 심리적 배경을 알고 나니, 더 잘 돌봐줘야겠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강아지가 쫍쫍이를 한다면 무조건 말리거나 반대로 무조건 내버려두기보다, 왜 그러는지를 먼저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 작은 행동 하나가 사실 아주 긴 이야기를 담고 있을 수 있으니까요.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7JfQeNnoyV0&t=67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