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강아지가 사실은 당신보다 훨씬 더 많은 걸 알고 있다면 어떨까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귀여운 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밍밍이가 야구공·농구공·골프공 중에서 "골프공이 뭐지?" 한마디에 정확히 골프공을 골라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날 이후로 매일 "우리 아들 천재 아니야?"를 달고 삽니다. 지능 높고 교감 능력 뛰어난 강아지들만 보인다는 행동 7가지, 밍밍이 이야기와 함께 풀어봤습니다.
앞발 톡톡, 단순한 애교가 아닙니다
혹시 핸드폰 보고 있을 때 강아지가 옆에 와서 툭툭 건드린 경험 있으세요? 이 행동은 단순한 몸짓이 아니라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의 표현입니다. 사회적 지능이란 타인의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뜻하는데, 강아지가 "지금 엄마가 핸드폰에 집중하고 있으니 내가 건드려야겠다"고 판단하는 것 자체가 고도의 인지 작용입니다.
밍밍이는 핸드폰에 집중할 때 건드리지는 않지만, 쓰다듬다가 손을 멈추면 어김없이 툭툭 칩니다. 문제는 밍밍이 몸무게가 30kg이라는 거예요. 강도 조절이 전혀 안 됩니다. 간절할수록 강도가 세진다는 얘기가 있는데, 밍밍이한테는 그냥 항상 풀파워입니다. 보호자 반응을 살피며 강도를 조절한다는 건 더 정교한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경우에 나타나는 것 같고, 저희 밍밍이는 아직 그 섬세함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랑은 넘치는데 힘 조절이 안 되는 타입이랄까요.
이 앞발 톡톡이라는 행동을 강아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말을 못 하는 상황에서 자기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스스로 방법을 터득한 겁니다. 훈련을 통해 배운 게 아니라 혼자 개발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언어인지 능력, 밍밍이가 증명했습니다
강아지가 단어를 이해한다는 말,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밍밍이는 "앉아", "기다려", "빵야"를 정확히 구분해서 수행합니다.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산책 갈까?", "닭가슴살", "족발" 같은 단어들도 다 알아듣습니다. 특히 족발이라는 단어에는 흥분의 강도가 확실히 다릅니다. 이건 음식 단어들 사이에서도 최애 간식에 대한 감정 반응이 다르다는 건데, 단순한 소리 구분을 넘어선 의미 인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능력을 학술적으로는 단어 추론 능력(Word Reasoning) 또는 배제학습(Exclusion Learning)이라고 부릅니다. 배제학습이란 이미 아는 것들을 제외하고 남은 새로운 대상을 정답으로 추론하는 방식인데, 강아지가 이걸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독일의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일부 개는 200개 이상의 단어를 인식하고 처음 보는 물건도 이름으로 유추해 가져올 수 있다고 합니다(출처: 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밍밍이가 골프공을 골라냈을 때가 딱 이 케이스였습니다. 야구공, 농구공, 축구공, 골프공을 비슷한 크기의 미니 버전으로 모아놓고 물어봤을 때, "골프공이 뭐지?"라는 질문에 정확히 골프공을 골라냈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반복해도 맞히더라고요. 그 이후로 매일 칭찬 세례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런 언어인지 능력이 높은 강아지들의 특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특정 단어에만 선택적으로 반응하고 비슷한 톤의 다른 단어와 구분한다.
- 처음 보는 물건들 사이에서 새로운 이름을 배제 방식으로 추론해 가져온다.
- 음식 이름을 여러 개 알고 있으며, 선호 간식 단어에 반응 강도가 다르다.
- 말이 끝나기 전에 행동을 예측하거나 준비 자세를 갖춘다.
밍밍이는 이 중에서 1번, 3번, 4번은 확실히 해당됩니다. 2번은 골프공 사건으로 일부 확인됐고요.
공감능력, 불 꺼지는 순간을 읽는 아이
지능이 높은 강아지의 또 다른 특징이 상황 판단력과 공감 능력입니다. 상황 판단력(Situational Awareness)이란 현재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다음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인지 능력을 뜻합니다. 사람도 훈련 없이는 쉽지 않은 능력이죠.
밍밍이가 이 부분에서 저를 가장 놀라게 합니다. 하루의 반쯤 거실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다가 제가 불을 끄는 순간, 소파에서 내려와 저보다 먼저 안방으로 들어갑니다. 안방 문을 열지도 않았는데도요. "불이 꺼지면 이제 자러 가는 시간이다"라는 패턴을 완벽히 학습한 겁니다. 제가 직접 겪어봤는데, 이 장면을 볼 때마다 너무 귀엽고 동시에 진짜 뭔가 알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공감 능력 측면에서도 강아지들은 꽤 정교합니다. 보호자가 힘들거나 슬플 때 조용히 다가와 손을 핥거나 무릎에 턱을 올리는 행동은 단순히 가까이 오는 게 아닙니다. 후각 신호(Olfactory Signal)를 통해 보호자의 감정 상태를 읽어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후각 신호란 체취와 호흡의 화학적 변화를 냄새로 감지하는 방식으로, 강아지의 후각 수용체는 사람보다 약 1만 배 이상 민감합니다. 실제로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에 게재된 연구에서도 개는 보호자의 감정 변화에 다른 어떤 자극보다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결과가 확인됐습니다.
밍밍이도 제가 피곤하거나 축 처져 있을 때 유독 더 붙어 있으려 합니다. 평소보다 조용하고, 덜 활발하게 구는 것도 느껴집니다. 이게 공감인지 단순한 패턴 학습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어쨌든 그 타이밍이 늘 정확합니다.
진짜 천재견은 따로 있다? 밍밍이의 현재 위치
TV에서 본 적 있는데, 정말 수준급 천재견들이 있더라고요. 산책이 가고 싶으면 스스로 목줄을 가져오고, 주인이 울면 휴지를 물어다주고, 이불을 개는 강아지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저 강아지 지능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진심으로 궁금했습니다.
그런 강아지들과 비교하면 밍밍이는 아직 거기까지는 아닙니다. 솔직히 인정합니다. 목줄을 스스로 가져오지는 않고, 휴지를 갖다주는 감동적인 장면도 없습니다. 힘 조절도 안 되고, 가끔은 부르면 안 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콜백(recall)에 바로 반응하지 않으면 지능이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 관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밍밍이가 부를 때 안 오는 건 자기 주관이 뚜렷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립적인 성격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아요.
인지 발달(Cognitiv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경험과 학습을 통해 판단력과 이해 능력이 점차 발전하는 과정을 뜻하는데, 강아지도 보호자와 꾸준히 상호작용하면서 이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즉, 지금 안 된다고 영원히 안 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밍밍이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솔직히, 밍밍이가 불 꺼지는 걸 보고 저보다 먼저 방에 들어가는 그 장면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천재라고 생각합니다. 목줄을 가져오든 안 오든, 휴지를 물어오든 아니든, 저한테 있어서 밍밍이는 매일 "천재 아니야?"라는 말을 듣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아이니까요.
강아지의 지능을 판단하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어떤 행동 몇 가지로 천재 여부를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 강아지가 매일 보호자를 이해하려 애쓰고, 나름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입니다. 오늘 소개한 7가지 행동 중 우리 아이가 몇 가지에 해당하는지 한번 체크해보세요. 그리고 평소에 이름 말고도 물건 이름을 하나씩 가르쳐 보는 것, 작은 훈련으로도 아이의 언어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NVEe885Xn3c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