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제가 키우는 잉글리쉬 불독이 너무 귀여워서 매일 머리를 쓰다듬어주곤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강아지 입장에서는 이 행동이 지배를 당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우리 강아지는 그냥 가만히 있어서 좋아하는 줄만 알았는데, 어쩌면 참고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간 관계에서도 100번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이 싫어하는 한 가지라도 안 하는 게 낫다는 말이 있는데, 강아지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머리 쓰다듬기가 위협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점
많은 보호자들이 강아지를 만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입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강아지 행동학(Canine Ethology)에서는 이 행동이 생각보다 불편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강아지 행동학이란 개의 본능적 행동 패턴과 심리 상태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 분야를 뜻합니다.
강아지 세계에서 위에서 손이 내려오는 행동은 위협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특히 처음 보는 사람에게 머리를 바로 만지는 행동은 강아지에게 "이 사람이 나를 지배하려는 건가?"라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어떤 강아지들은 머리를 만지려고 하면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피하거나 심하면 으르렁거리기도 합니다. 이런 신호를 캐밍 시그널(Calming Signal)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강아지가 불편함을 표현하는 진정 신호입니다.
제 경험상 손을 바로 머리로 가져가기보다는 먼저 손을 낮게 보여주고 냄새를 맡게 해주는 게 훨씬 좋았습니다. 그러면 강아지가 긴장을 풀고 "아, 이 사람이 나에게 가까이 오려고 하는구나" 하고 먼저 인지할 수 있거든요. 턱밑이나 가슴을 부드럽게 만져주는 것도 강아지가 더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입니다. 강아지가 먼저 다가올 때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계속 안아주는 것도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작은 강아지를 키우는 보호자들은 자꾸 안아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너무 귀여우니까요. 하지만 강아지에게 안겨 있는 상태는 생각보다 불안한 자세라고 합니다. 강아지는 원래 내 발로 땅을 딛고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몸이 공중에 떠 있으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고 도망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떤 강아지들은 안겼을 때 몸이 굳거나 혀를 낼름거리거나 하품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이게 귀여운 행동이 아니라 스트레스 신호일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강아지를 안아야 할 상황이라면 짧게 안고 바로 내려놓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강아지가 원할 때 안아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실제로 써보니 강아지가 스스로 무릎으로 올라올 때 안아주면 훨씬 편안해하더라고요. 억지로 안아 올리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반응이었습니다. 강아지도 자기 의사가 존중받는다는 걸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눈을 오래 바라보는 행동에 대한 오해
사람에게 눈을 바라보는 것은 친밀함의 표현입니다. 하지만 강아지에게는 완전히 다른 의미일 수 있습니다. 강아지 세계에서는 눈을 오래 바라보는 행동이 도전이나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강아지들은 눈을 계속 바라보면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피하거나 몸을 뒤로 빼기도 합니다.
~라는 의견도 있지만, 실제로 관찰해보니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강아지가 먼저 보호자의 눈을 바라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완전히 다른 의미였습니다. 강아지가 먼저 눈을 바라보는 것은 신뢰와 애정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는데, 옥시토신이란 사랑과 유대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흔히 '사랑 호르몬'이라고 불립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먼저 강아지를 계속 응시하기보다는 강아지가 눈을 마주쳤을 때 부드럽게 반응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제 경험상 이렇게 하니 강아지와의 교감이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수면과 민감 부위 그리고 혼자 두는 시간
강아지에게 수면은 매우 중요한 시간입니다. 특히 강아지는 하루 평균 12시간에서 16시간 정도 잠을 잡니다. 이 시간 동안 뇌와 몸이 회복됩니다. 만약 자고 있는 강아지를 자꾸 깨운다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예민해질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잠에서 놀라 깬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물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강아지가 자고 있을 때는 그냥 편하게 쉬게 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배려입니다.
강아지의 귀와 발은 굉장히 민감한 부위입니다. 그래서 많은 강아지들이 이 부위를 만지는 것을 싫어합니다. 특히 발을 잡으면 몸을 빼거나 발을 당기는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발과 귀는 관리가 필요한 부위라는 점입니다. 발톱 정리, 귀 청소, 목욕 등 모든 과정에서 만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천천히 익숙하게 만들어 주는 디센시타이제이션(Desensitization) 훈련이 필요합니다. 디센시타이제이션이란 점진적으로 자극에 노출시켜 민감도를 낮추는 훈련 기법을 뜻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갑자기 잡기보다는 간식을 주면서 조금씩 만져보는 방법이 효과적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강아지가 훨씬 편하게 받아들이더라고요. 강아지가 실수를 했을 때 큰 소리로 혼내는 것도 주의해야 합니다. 강아지는 왜 혼나는지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강아지는 행동과 결과를 바로 연결해서 이해합니다. 몇 분이 지나고 혼내면 이미 상황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큰 소리로 혼내기보다는 원인을 차단하는 방식이 더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자꾸 물어뜯는다면 장난감을 충분히 제공하고 환경을 관리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강아지 행동 전문가들도 긍정 강화(Positive Reinforcement) 방식을 권장하는데, 이는 좋은 행동에 보상을 주어 그 행동을 강화하는 훈련 방법입니다.
많은 보호자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강아지에게 가장 힘든 것은 바로 오랜 시간 혼자 있는 것입니다. 강아지는 원래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 우울, 파괴 행동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분리불안이란 보호자와 떨어져 있을 때 극심한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증상을 말합니다.
특히 현관 앞에서 계속 기다리거나 문을 긁거나 짖는 행동은 분리불안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 행동 연구에 따르면(출처: 농림축산검역본부) 강아지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는 보호자와의 충분한 상호작용 시간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강아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싼 장난감도 좋은 간식도 아니라 보호자와 함께 보내는 시간입니다.
일반적으로 ~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강아지와 함께 보내는 질적인 시간이 양적인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바쁘더라도 하루 30분이라도 온전히 강아지에게 집중해서 산책하거나 놀아주면 강아지의 표정이 완전히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머리 쓰다듬기 전에 손을 낮게 보여주고 냄새 맡게 하기
- 강아지가 원할 때만 안아주고 짧게 안기
- 보호자가 먼저 눈을 응시하지 말고 강아지가 먼저 눈 마주칠 때 반응하기
- 잠자는 강아지는 깨우지 않고 편하게 쉬게 두기
- 귀와 발은 어릴 때부터 간식과 함께 천천히 익숙하게 만들기
- 실수했을 때 큰 소리로 혼내지 말고 환경 관리로 원인 차단하기
- 매일 질적인 시간을 강아지와 함께 보내기
사실 보호자들은 강아지를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지만 강아지 입장에서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아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강아지는 항상 행동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아지의 미세한 신호들을 관찰하고 존중해 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강아지도 분명 자신만의 방식으로 좋고 싫음을 표현하고 있을 겁니다.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살펴보면 강아지와 훨씬 더 행복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2CLoGQqra2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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